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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연구

① [조선학교 교육사] 조선학교의 교육을 설명하는 "말" 을

작성자 몽당연필
작성일 19-10-10 20:11 | 50 | 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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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과 창조의 역사 

조선학교의 교육을 설명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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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시대, 떠오르는 의문

조선학교의 교육은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가.

조선대학교 이공학부를 졸업하고 이과교원으로서 전문성을 닦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 나는 학우서방에서 조선학교의 이과 부교재 작성을 도우면서 이런 의문을 품게 되었다. 당시 가장 나이가 어렸던 나는 일본 출판사가 만든 교재를 조선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었다. “우리학교 교과서를 일본의 교과서 번역으로 만들어도 되는 걸까? 아니, 설마 그럴 리가 없다.”

조사를 해보니 언제 언제 교과서가 개편되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으나 개편의 이유나 경위는 알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는 연구도 없었다. 그래서 많은 선생님들의 힘을 빌려 조선학교의 이과교육 역사를 정리해 보자고 생각했다. 교재개발에 뜻을 두고 입학한 나의 연구 테마는 언제부턴가 교육사로 옮겨갔다.

나는 <재일조선인운동의 생명선>으로서의 민족교육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배웠으며 나 스스로도 그 일익을 담당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계승해야 할 민족교육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식민지주의와 반공주의에 기초한 일본정부의 탄압에 저항하면서 재일조선인이 필사적으로 지켜 온 우리학교의 교육이란 도대체 어떤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단순히 정신론이라든가 민족교육이라는 한마디로 정리될 수 없다. 교사와 아이들, 보호자, 지역의 동포들, 일꾼들(활동가들)을 시작으로 한 관계자들이 시행착오를 거쳐 고안해 낸 재일조선인 특유의 교육 방법과 기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설명할 말을 나는 가지지 못했다.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그리고 연구의 논점에서도 망각이 진행되고 있는 조선학교의 교육 그 자체를 정리해야한다. 선대들이 쌓아 올린 우리학교 교육의 의미를 후대에 제대로 전하고 세대를 뛰어넘어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이러한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껴 나는 조선학교 교육사 연구에 착수했다.

 

떳떳한 조선사람

자료 조사를 하던 중에 희미하지만 볼 수 있었던 것이 조선학교의 역사는 투쟁과 창조의 역사라는 것이다. 전자에 관한 것은 새로이 말할 필요도 없다. 조선학교의 역사를 정부에 의한 탄압과 사회적 차별에 저항해 왔던 재일조선인의 투쟁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한편 그 역사는 끊임없는 창조의 역사이기도 했다. 재일조선인의 자녀들을 위한 학교교육은 세계를 통틀어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과 똑같이 교육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조건이나 환경이 다른 조국의 교육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만으로 교육이 잘될 수도 없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 제1언어가 일본어인 아이들을 떳떳한 조선사람으로 키우기 위해서 본국(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북한)의 교육을 기본으로 일본의 교육을 흡수, 변형해가며 조선학교는 독자적인 교육을 창조해 왔다. 식민지 지배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형성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극복하고 재일조선인의 탈식민지화를 지향해 가는 도정에 갖가지 도전과 실패, 연구가 조선학교의 역사에는 새겨져 있는 것이다.

조선학교 풍의(?)의 조선어 또한 그 중에 하나가 아닐까.  1950년대의 교육연구 보고서에서는 완전한 국어도 아니고 일본어도 아닌 말”, “일본어식 우리말등으로 불리고 있다. “전화가 오고 있다.” “다섯 명 분같이 일본어를 직역해 버리거나, 부정확한 발음, 나고야에서는 나고야 사투리 처럼 조선말의 어미를 올려버리는 등 꽤 자세히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것이다. “정확한 국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수긍이 간다. 실제로 당시의 조선학교도 정확한 국어의 습득과 사용이 목표였다. 다만 그런 고민들의 과정에서 뜻밖에 생겨난 말들도 또한 탈식민지화를 추구하는 재일조선인의 도전과 궤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학력과 교사에 관한 연구

나는 조선학교의 교육학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학교의 특수성과 일반성을 다루고 그 교육을 둘러싼 여러 문제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학문이 될 것이다. 꿈 같은 이야기지만 30년 후, 50년 후의 우리학교를 생각해서라도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시작해야 할 것이 무엇보다도 교사론일 것이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새삼스레 느낀 것이 우리학교에는 매력적인 선생님이 정말로 많다는 것이다.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교육환경, 급여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손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교단에 서서 학교의 존속을 위해 대담한 계획을 구상하고 이를 실천하는 선생님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조선학교의 최전선에서 분투하고 잇는 그들의 뜻, 자세, 발상, 방법으로부터 끊임없이 많은 것을 배운다. 그 시작으로 젊은 선생에서 퇴직한 선생님들까지 그 목소리를 모은 <조선학교의 교사들>이라는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

또 소위 학력에 관한 연구도 빠트릴 수 없다. 교육사회학에서는 학력과 계층이 비례하는(보호자의 학력이나 수입이 높을수록 아이의 성적도 높다) 경향이, 이민, 소수민족 등 에스닉 마이너리티의 학력은 다수자에 비해 낮은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우리학교의 경우도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 걸까? 가령 다른 경향이 나타난다면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힌트가 우리학교의 교육에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가끔 듣는 일본학교 쪽이 학력이 높다라는 신화를 실증적으로 파괴하는 동시에 조선학교가 존재하는 사회적 의의에도 연결될 것이다.

그 외에도 지역사회와의 관계, 어머니회의 역할, 젠더 문제 등 다루어야 할 문제는 많다. 인생을 걸고 혼자서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우리학교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

 

오영호 1984년 도쿄 출생. 니시도쿄조선제1초급학교, 도쿄조선중고급학교, 조선대학교 이공학부를 졸업한 후 도쿄학예대학 대학원에서 석사(교육학), 히토츠바시대학원에서 박사(사회학) 학위 취득. 현재 세계인권문제연구센터 전임연구원. 도쿄교육대학, 도시샤대학, 류코쿠대학 등에서 비상근 강사. 주요저서로는 <조선학교의 교육사 _ 탈식민지화로의 투쟁과 창조) (아카이시서점,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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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후반의 가정과 수업의 모습칠판에는 떡국 만드는 법’ 등이 쓰여져 있다. (도쿄조선중고급학교 사진집 <축 귀국>1960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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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최근저서 <조선학교의 교육사 탈식민지화로의 투쟁과 창조>. 조선학교사의 교육 역사의 부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1950년에서 60년대에 초점을 맞추어 조선학교의 교육을 탈식민지화라는 시점에서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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