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시리즈
발생기의 우리학교 vol.62 우리들의 도쿄 제3초급학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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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기의 우리학교 vol.62 우리들의 도쿄 제3초급학교 이야기
일본 각지에 있는 조선학교의 ‘현재’와 역사, 그리고 학교를 지원하고 지켜온 사람들의 심정을 새겨왔던 잡지 『우리학교 풍경(朝鮮学校のある風景)』(2010년 12월~2019년 9월, 59호까지 발간). 2019년 10월에 세상을 떠난 편집·발행인 김일우(金日宇, 향년 69) 씨의 모교인 도쿄 조선제3초급학교에 대한 애정은 매우 깊어, 2005년 무렵부터 초창기의 이 학교에서 공부한 졸업생들의 증언을 모으기 시작해 2007년 4월에 『우리들의 도쿄조선 제3초급학교 이야기, 증언편, 창립―20기(1945-67)』, 2010년 2월에는 『속(續) 우리들의 도쿄 조선제3초급학교 이야기, 체험기록편 1945-2009』을 출판했다. 그리고 올해(2021) 4월, 『속속(續續) 우리들의 도쿄 조선제3초급학교 이야기, 새 교사 건설편 2018-2021』이 출판되어 3부작이 완결되었다.
『속속』편에는 2020년에 완공된 새 교사 건설과정을 김일우 씨의 배우자인 김숙자(동 잡지 편집·발행인) 씨가 르포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근준 건설위원장이 준공식에서 한 사업보고, 오랫동안 학교를 지원해 온 이 학교 14대 교장인 김주우 씨, 조선(북)으로 귀국한 졸업생, 동교 아동들의 기쁜 감상의 목소리들을 담았다.
학교건설을 도맡았던 12명의 인터뷰는 ‘제3’(제3초급의 애칭)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감정이 넘쳐난다. 이 학교는 2009년에 내진 강도 조사에서 기준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판명되어 2010년에 토지 소유자로부터 임대계약 조건을 재검토 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는데, 전통 있는 ‘제3’이 사라지게 될까봐 지역 동포사회는 불안과 걱정이 많았다.
학교를 존속시켜야 할 어려운 과제를 앞에 두고 새 교사 건설사업에 나선 것은 이근준 씨를 비롯한 당시 40대 동포들이었다. 나중에 건설위원이 되는 이들은 출신학교와 자란 환경도 다양하다.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성장과정과 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생각, 모교에 담긴 수많은 비애를 교대로 얘기했는데,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경험을 빠짐없이 이야기 했다. 학교를 유지, 운영하면서 생기는 고민을 솔직하게 토로했고, 곤란이 닥쳤을 때의 초조함, 심사숙고 끝에 스스로 길을 만들어 나갔던 힘든 과정의 숨결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다.
완결편 출판은 현 강철민 교장(50)과 김일우 씨가 생전에 약속한 일이다. 김숙자 씨는 “새 교사 준공을 앞두고 김일우 씨가 세상을 떠나 안타까워하는 교장선생님을 보고 나도 모르게 ‘책의 출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기억을 떠올리는 일이 괴로워 여러 차례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그때마다 어떻게 알고 교장선생님에게서 메시지가 와서…”라고 말했다.
소학교, 중학교는 일본학교를 졸업, 이후 조선대학교를 졸업하고 마이즈루(舞鶴)조선초중급학교, 교토조선중고급학교에서 교원을 역임한 김숙자 씨는 이렇게 회상했다. “건설위원 여러분은 교원시절의 제자들과 같은 세대이고, 그들이 배웠던 당시 학교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우리학교에 대한 건설위원들의 절절한 사랑이 제게 힘을 주었다. 그 힘으로 완성해 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강철민 교장은 한동안 학교에 오지 못했던 김일우 씨가 오랜만에 학교에 와서 매우 즐거워하며 르포를 써 주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한다. “제3학교 15기생인 김일우 선생이 모교에 찾아와 아이들의 모습을 기록해 준 족적을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이 세상에 나옴으로써 김일우 씨와 이인삼각으로 힘써 온 김숙자 씨가 슬픔에서 벗어나 밝은 모습을 되찾길 바랐다. 제3학교 관계자와 보호자들, 졸업생과 지역 동포들이 꼭 읽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8월 하순에는 75주년 준공기념 사진집도 발간된다.

『속속(續續) 우리들의 도쿄 조선제3초급학교 이야기, 새 교사 건설편 2018-2021』(1,500엔)
3부작 세트(5,000엔)
구입문의 : hanal1drop@yahoo.co.jp
* 월간 <이어> 2021년 9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