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와 재일동포

유보무상화 차별

유아교육·보육 무상화 차별

2019년 10월 1일,일본에서는 소비세 10% 인상과 동시에 ‘유아교육 ∙ 보육의 무상화’(이하 유보무상화)제도를 실시합니다.

그리고 보란듯이 이 제도에서 조선학교 유치원이 포함된 ‘외국인학교유치원’을 제외했습니다. 

무상화에서 제외된 외국인학교는 88개교이고 그중 조선유치원이 40개교입니다. 2010년 이후 ‘고교무상화’, ‘지자체 교육보조금’,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조선대학교를 국가의 제도와 법으로 차별하더니 드디어 0~5세 유아마저 차별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전대미문의 조치였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명분을 내세워 차별을 정당화했을까요?

일본정부의 공식적인대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학교교육법 제1조의 학교(일반 공 ∙ 사립학교)와는 달리 개별 교육에 관한 기준이 없이 ‘다종다양’한 교육을 실행하고 있기 때문 

2) 아동복지법상 「인가 외」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


이 대답은 과연 정당할까요?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일까요?

애초에 「유보무상화」는 유치원,보육원,인가 보육시설 등의 「인가시설」에 다니는 3~5세까지의 모든 어린이, 0~2세까지는 저소득계층,그외 어쩔 수 없이 「인가 외 보육시설」에아이를 보내는 보호자들에게도 적용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재원을 ‘소비세인상분’으로 충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은 「어린이양육지원법」에 따라 유보무상화를 실시하는데 그 기본이념의 하나로 ‘모든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한다’ 를 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조선유치원 및 외국인학교 유치원을 제외했다는것은 일본이 말하는 ‘모든 어린이’에 이들은 포함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유보무상화의 재원은 ‘소비세 인상분’이라고 하는데 그 소비세를 재일동포들이나 외국인은 내지 않는 걸까요?그렇지 않습니다. 물건을 사든, 음식을 사먹든 가격에 포함되는 것이 소비세입니다. 심지어 관광객들도 내는 세금입니다. 재일동포라고 해서 외국인이라고 해서 일본에 살면 특별히 감면해주는 세금이나 혜택도 없는데 복지혜택에서는 제외해 버리는 처사라 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제외’의 이유로 든 ‘다종다양’한 교육이라는 측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유보무상화의 대상에는 정부가 인가하지 않은 시설 즉, ‘인가 외 보육시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스포츠나 영어교실, 야간 베이비호텔 등 그야말로 ‘다종다양’한 형태의특화된 유아교육시설이 있습니다. 외국인학교 유치원은 다종다양한 출생배경을 지닌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보다 건강하고 밝게 일본사회에서 살아나가도록 교육하는 곳입니다. 정부가 내세우는 ‘다종다양’함이 제외의 명분이 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와 같은 불합리에 맞서 외국인학교와 조선학교가 여러 일본 시민들과 함께 항의에 나서자 정부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각종학교 지위를 최소하고 ‘인가 외 시설’로 신청하면 유보무상화 대상에 포함되니까 차별도 배제도 아니다”

 
이것은 ‘조선적’, ‘한국적’이 불편하면 ‘일본국적’으로 바꾸면 차별받지 않으니 그렇게 하라든가, 피부색이 다르니 이 사회에 살기가 불편하면 피부색을 바꾸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각종학교’라는 법적지위를 조선학교가 획득하게 된 배경을 봐도 명백합니다. 해방 직후부터 일본정부는 조선학교를 말살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일본의 과거 역사적 과오로 자국에 남게된 재일조선인의 민족교육에 책임이 있는 일본정부는 이 학교를 ‘1조교’로도 ‘각종학교’로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일본사람으로 ‘동화’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들, 그리고 혁신적인 지자체 장들의 노력으로 ‘각종학교’를 유지하고 지킬 수 있었습니다. 각종학교를 취소하고 ‘인가 외 시설’로 신청하라는 것은 수십년에 걸쳐 얻은 권리를 포기하고 눈앞의 달콤한 이익을 쫓아 다시 언제 폐쇄될지 모를 불안한 위치로 돌아가라는 의미입니다.

동포들은 「유보무상화 실현을 요구하는 조선유치원 보호자 연락회」를 꾸려 국회 청원,가두집회,백만 서명 운동 등 다양한 투쟁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치인,지자체의원, 시민사회단체 등 일본인들의 뜨거운 지지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도 ‘몽당연필’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등 다양한 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습니다.


포기할 줄 모르는 동포들의 노력의 결실이 생겼습니다. 일본정부가 2021년도부터 새로운 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지역 소학교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집단활동 지원사업」(이하 지원사업)이라는 제도입니다.일정한 자격조건에 만족할 경우 각종학교인 외국인학교도 포함되었습니다. 다시말해 「유보무상화」와는 별개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지원사업」의 요지는 재원을 국가,도도부현,시구정촌이 1/3씩 각출하고 해당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의보호자가 거주하는 지자체가 ‘수락’을 할 경우에 한하는 제도입니다.만약00조선유치원에 다니는 10명의 원아들이 있는데, 그중 A구에서 다니는 원아, B구에서 다니는 원아가 있습니다. A구의 원아가 「지원사업」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A구가 「지원사업」을수락하면 됩니다.따라서 만일 A구는 수락하고 B구는 수락하지 않는다면 같은 조선유치원에 다녀도 누구는 대상에 포함되고 누구는 포함되지 않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개인에게는 지원해도 ‘조선유치원’이나 ‘외국인학교 유치원’의 시설 자체에는 지원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이 같은 「지원사업」이 내포한 모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연락회,어머니들,유치원 관계자들은 열심히 지자체를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요청하는 활동을 벌였습니다. 이 노력의 결과 조선유치원이 소재하는 16개 도도부현 중에서 10개의 도도부현 산하 시구정촌에서2021년도부터 「지원사업」 실시가 실현되었으며 2022년도 중에 나머지 4개의 현에서도 실시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2022년 12월 현재)


역시 완전한 제도이긴 하지만 「지원사업」에 조선학교가 포함된 것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바로 ‘국고보조금’이 ‘조선학교’에 지급된다는 사실입니다. 조선학교가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되는 것은 1949년 조선학교 강제폐쇄 이후 ‘공립조선인학교’ ‘공립학교의 분교’ ‘공립학교의 특설학급’ 등일본정부의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되던(비록 자주적 교육을 온전히 할 수 없었지만)시절 이후 처음입니다.무려 60여 년이나 전의 일입니다.


한 국가에 거주하는 국외 출신자 외국인이 생존권,교육권 등 인간의 기본권을 해당 국가에 의해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은 UN인권조약에도 정확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동포들의 끈질긴 노력과 국내, 국외 여론의 지지로 얻어낸 작지만 의미있는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보무상화에 조선학교가 포함되는 문제는 위에 열거한 것처럼 ‘개인’적 차원의 지원이지 ‘학교’ 자체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직도 문제가 많은 제도입니다.동포들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법 개정’ ‘불평등한 제도 개선’을 위해 지금도 싸우고 있습니다.

와카야마학교 후원 시코쿠학교 후원 이바라기학교 후원 야마구찌학교 후원